이재명 대통령 "대북통로 다 막혀"中에 북핵 등 한반도 문제 중재역 요청

국정/국방 / 이채봉 기자 / 2026-01-07 18:12:39
시진핑 '인내심 가질 필요 있다' 얘기…대화에 많은 시간·노력 필요"
"'동결·축소·비핵화' 진정성도 북측에 설명해달라 요청…중국 공감"
"서해 구조물, 중간선 제안…한한령, 질서 있고 건강하게 해결될 것"
"불필요한 혐중 조장 없애야…중일 갈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제한적"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7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 샹그릴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가진 순방 동행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제가 중국 측에 요청한 것이 있다"며 이를 공개했다.이 대통령은 당시 시 주석에게 "우리는 (북한과) 모든 통로가 막혔다. 신뢰가 완전 제로일 뿐 아니라 적대감만 있다.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서 소통 자체가 안 되니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에 지금까지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이 대통령은 "우리가 오랜 시간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했지 않나. 북한에서는 엄청 불안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상대와 대화하려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그렇게 쌓아온 업보라고나 할까"라고 되물으며 "쌓아온 적대가 있기 때문에 완화돼 대화가 시작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과정에서 "북한 편을 들었다고 종북이라고 할 것이냐. (적대를 완화해야 하는 것은) 냉정한 현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변의 역할도 필요하다"며 "중국에 그 부탁을 했고, 중국은 일단 그 역할에 대해서 노력을 해 보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는 질문에도 "한반도 핵 문제도 당연히 심각하게 논의한다"고 밝혔다. "서로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만 주장하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주변 국가든 북측이든 한국이든 다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반도가 장기적으로 비핵화돼야 하지만 북한 정권 입장에서 지금 핵을 없애는 것을 동의할 수 있겠느냐. 제가 보기엔 불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중단하고 보상이나 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타협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이른바 '동결·축소·비핵화'의 3단계 구상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 진정성을 북측에 충실하게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중국에 했다"며 "이런 점에 대해 중국 측의 공감이 있었다"고 밝혔다.이 밖에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생각보다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 교감도 많이 이뤄졌고, 대립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쟁점으로 꼽힌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선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공동 수역에 정확한 '중간선'을 긋자고 제안해 실무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설명하면서 구조물의 위치에 대해 "공동 수역 중에서 중국 쪽 경계에 붙어서 살짝 넘어온 것"이라며 대중 사이에 오해가 있다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바로잡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역사의 올바른 편'을 언급해 다양한 해석을 낳은 데 대해선 "착하게 잘살자는 '공자님 말씀'으로 들었다"며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각국의 핵심 이익이나 중대 관심사는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핵심 이익도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핵(추진)잠수함 문제 같은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한령'의 해제가 아직 가시화하지 않은 데 대해선 "중국 정부는 '한한령은 없다'고 말해왔는데, 이번엔 표현이 다른 점들이 있었다"며 "시 주석이 '석 자 얼음이 한꺼번에 다 녹겠느냐. 과일은 때가 되면 익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질서 있게, 건강하고 유익하게 해결될 것"이라며 "(한한령 해제의)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표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에 대해 "불필요하게 서로를 자극하거나 배척·대립할 필요가 없다"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도록 상호 존중하고, 각자 국익을 중심에 두는 원칙 위에서 관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최근 한중관계의 성격이 과거의 수직적 분업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바뀌었다며 "경쟁적 협력, 협력적 경쟁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중관계 가장 기본 과제는 신뢰 회복"이라며 신뢰 회복의 걸림돌로서 혐중·혐한 정서 극복이 꼭 필요하다는 데 양국 지도자 인식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혐중 조장은 없애야 한다"며 "무슨 부정선거를 중국이 어쩌고저쩌고,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하면 되겠느냐. 근거도 없고 불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마찬가지로 '혐중 선동'의 근거를 없애기 위한 중국 측 노력의 하나로 문화 콘텐츠의 개방 등을 중국 측에 강조했다고도 덧붙였다.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과 매년 만남의 공감대를 이룬 데 대해 "1년에 한 번 정도 보면 좋겠다고 얘기했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하셨다"며 "(오가는 식이 아니라) 편할 때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해도 된다고 했다. 가급적 1년에 한 번 이상은 직접 만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대화도 대화인데 실질적인 협력을 하자(는 차원에서) 예컨대 양국 해군의 공동 수색구조 훈련 등을 제안했는데 아직 답은 못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중일 갈등에 한국이 '중재역'으로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선 "나설 때 나서야지, 나서선 안될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단은 원만하게, 신속하게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면밀하게 점검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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